동네 소아과 병원이 사라진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폐과를 선언했다. 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를 선언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임 회장은 "지금 상태로는 병원을 더 이상 운영할 수가 없다"라며 "지난 10년간 소청과 의사들의 수입은 25%가 줄었다"라고 밝혔다. 그나마 소청과를 지탱해 왔던 예방접종마저 국가산업으로 편입되며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임 회장은 "국가예방접종사업은 시행비를 14년째 동결하거나 100원 단위로 올려서 소청과의 유일한 비급여 수익원이었던 예방접종은 아예 없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청과 전문의는 의대만 나온 의사(의대 졸업 후 의사 면허를 취득한 일반의)보다도 수입이 적다. 직원 2명의 월급을 못 줘서 1명을 내보내고 그나마 남은 직원의 월급마저 못 줘서 폐업한 소청과 의원이 결국 지난 5년 간 662개에 달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오전 8시부터 '오픈런'을 해야 소아과 진료를 볼 수 있다는 경험담이 속속 나오며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임 회장은 "소청과의 유일한 수입원인 진료비는 사실상 30년째 동결 상태로, 동남아 국가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의사회에 따르면 소청과의 경우 어린이 환자를 보기 때문에 진찰 외에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처치와 시술이 거의 없어 비급여 항목이 드물어 오직 '진찰료'가 수익이 된다.
하지만 1인당 평균 진료비는 30년간 1만 7000원가량으로 사실상 고정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소청과 지원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국 67개 수련병원의 전공의를 모집한 결과, 소아청소년과는 정원 207명에 지원자가 단 33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폐과 선언 직후 입장문을 통해 필수의료 지원대책과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 발표 이후 이행 상황 점검 결과를 공유했다.
임인택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매월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앞으로도 분기별 이행점검 결과를 설명하고 지속적으로 의료현장과 소통하면서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대책을 추진하겠다"며 "국민들의 소아의료 이용에 패해가 가지 않도록 긴급대책반을 구성해 상황을 점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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